달콤한 인생 속 그 씁쓸함

 

인생을 살며 사람은 수 없이도 많은 질문을 받는다.

취미가 뭐냐. 특기는 뭐냐. 꿈이 뭐냐.

좋아하는 색깔은. 좋아하는 연예인은. 영화는.

어떤 취향의 이성을 좋아하느냐. 몇 명하고 사귀어 봤냐.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감자가 좋냐, 고구마가 좋냐.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수 없는 질문을 하며 셀 수 없는 질문을 받는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각설하고.

누가 내게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꼽을 것이다.

몇 자 써보려 씨네21의 리뷰를 봤는데 평은 거의 50:50정도로 나뉘어졌다.

어설픈 액션누아르라느니, 캐스팅이 에러 였다느니.

내가 최고로 생각했던 영화의 비평을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찜찜해진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영화의 내용, 구성, 영상미, 그 무엇도 아니다.

나는 배우들의 연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스토리는 어설퍼도 좋다.

거지 같은 조명이어도 좋고, 배우들이 화면에 예쁘게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오직 연기를 본다' 이상한 습관이다.


  

조직세력의 보스의 오른팔인 김실장이라 불리는 선우(이병헌)와

그를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강사장(김영철)

그리고 선우의 인생을 바꾸는 찰나의 치명적 유혹 희수(신민아). 그리고 백사장(황정민)까지.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병헌을 꼽겠다.

내가 이 영화를 열 번을 넘게 본 것도 이병헌의 언제 터질 줄 모르는 분노를 절제하는 그런 내면연기 때문이다. 창가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쉐도우 복싱을 하고, 강사장에게 복수하기 전 거울에 비친 피로 얼룩진 자신을 보며 독백하는 장면이나, 희수의 첼로를 키는 장면을 회상하며 죽어가는 그의 표정연기나.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던 완벽한 이상향에 가까운 배우였다. 그러기에 최고의 배우와 영화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병헌과 달콤한 인생을 꼽는다. 물론 다른 연기파 배우들의 도움으로 영화 자체에 잘 녹아 들어간 김실장 역할 때문에 더 연기가 빛났을지도 모르겠다.

 

'한 순간의 망설임'이다. 김실장을 파국으로 몰아넣은 것은 희수에 대한 감정이라는 망설임이였으며, 강사장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도 김실장을 살려둔 그 망설임이었다. 한 순간의 망설임이 달콤한 인생을 독하디 독한, 쓰디쓴 인생으로 바꾸는 것이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처음으로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 영화였다.

 

 

 

by 노란나무 | 2009/01/22 11:07 | 노란나무's 자유생각 | 덧글(1)
Commented by 사헤라 at 2009/08/06 23:40
캬ㅠㅠ 저도 NO.1으로 이 영화 좋아하는데요, 어떤 리뷰를 보면 연기를 못했다는 말도 있어서 이거 뭐지...라는 생각도 해요. 색감, 캐스팅(매력없는 주연, 조연이 하나도 없어요ㅠㅠ 아휴v) 연기, 전 스토리도 넘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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